재산분할
사실혼재산분할, 상대가 단순 동거였다고 부인한다면
2026-11-02
칼럼 요약
사실혼재산분할을 청구하려면 단순히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넘어 서로 혼인의사가 있었고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었다는 점을 먼저 입증해야 합니다.
사실혼재산분할에서는 먼저 ‘부부였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사실혼 관계를 해소할 때도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 단순히 동거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면 재산분할에 앞서 두 사람 사이에 사실혼이 성립했는지를 먼저 판단하게 됩니다.
대법원 1998년 12월 8일 선고 98므961 판결은 사실혼이 성립하려면 주관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도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같은 집에서 생활했거나 연인관계가 장기간 지속됐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실제로 서로를 배우자로 인식하고 안정적인 생활공동체를 형성해 왔는지가 핵심입니다.
사실혼에는 ‘최소 6개월 동거’ 같은 정해진 기간이 없습니다
사실혼 성립을 위해 반드시 몇 개월 또는 몇 년 이상 함께 살아야 한다는 법률상 최소기간은 없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동거기간과 동일 주소 여부는 사실혼을 판단하는 여러 자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혼식이나 청첩장, 양가 부모와의 교류, 가족행사 참석, 동일한 주거지에서의 생활, 공동 생활비 부담, 서로를 배우자로 소개한 정황 등은 혼인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함께 거주했더라도 각자 경제생활을 완전히 분리하고 서로 혼인할 의사 없이 편의상 주거만 공유한 관계라면 사실혼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조건이 아니라 관계 전체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상대가 사실혼을 부정한다면 생활공동체의 실체를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사실혼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혼인신고 대신 두 사람의 실제 생활을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해집니다. 결혼식 사진이나 청첩장뿐 아니라 가족·지인에게 부부로 소개된 자료, 양가 경조사에 함께 참석한 내역, 공동생활비와 주거비를 부담한 금융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 임대차계약, 관리비·공과금 지급내역, 생활비 이체내역이나 공동으로 관리한 계좌 등도 경제적 생활공동체였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를 함께 양육했다면 그 과정 역시 관계의 실체를 판단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료의 개수보다 각각의 자료가 두 사람이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부부로서 계속적이고 안정적인 공동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는지입니다.
사실혼이 인정되면 재산분할에 관한 민법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년 5월 27일 선고 2020므15841 판결은 사실혼에도 재산분할에 관한 민법 제839조의2를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혼 부부 역시 생활공동체를 이루어 공동의 노력으로 재산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실혼 기간 동안 함께 형성·유지한 부동산, 예금 등은 명의가 한쪽에게만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에서 당연히 제외되지 않습니다. 실제 취득자금의 출처와 소득, 생활비 부담, 재산의 관리와 유지에 대한 기여 등을 종합해 분할범위와 비율을 판단합니다.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의 기준시점도 법률혼 이혼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3년 7월 13일 선고 2017므11856, 11863 판결은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대상 재산과 가액을 원칙적으로 사실혼이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업주부였다는 이유만으로 사실혼재산분할 기여도가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사실혼 기간 동안 별도의 근로소득이 없었다고 해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분할에서 말하는 기여는 직접 돈을 벌어 재산을 구입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을 담당함으로써 상대방의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했거나 공동생활을 유지하고 재산이 감소하지 않도록 관리했다면 그러한 사정도 재산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택구입비나 보증금, 생활비 등을 직접 부담했다면 계좌이체 내역 등으로 경제적인 기여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책임으로 사실혼이 파탄됐다면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 관계가 상대방의 책임 있는 행동으로 부당하게 파탄되었다면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83년 9월 27일 선고 83므26 판결도 상대방의 학대·폭행 등으로 사실혼이 파탄된 사안에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사실혼이 성립했다는 사실만으로 위자료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이 어떤 이유로 파탄됐는지와 상대방에게 그 파탄에 대한 책임이 있는지를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재산분할 역시 위자료와 목적이 다르므로 상대방의 유책성만으로 재산분할 비율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법률혼 배우자와 같은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실혼이 인정되더라도 법률혼에 관한 모든 법적 효과가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민법 제1003조의 배우자 상속권은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를 전제로 하므로 사실혼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법정상속인이 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도 2014년 8월 28일 2013헌바119 결정에서 사실혼 배우자에게 법률상 배우자와 같은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규정을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재산분할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상속까지 법률혼과 동일하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몇 년을 동거해야 사실혼으로 인정되나요?
A. 법에서 정한 최소 동거기간은 없습니다. 대법원 98므961 판결에 따라 혼인의사와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이라고 볼 만한 실체가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Q. 주민등록상 주소가 서로 다르면 사실혼을 인정받을 수 없나요?
A. 주소가 같다는 사실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요건은 아닙니다. 실제 동거와 경제생활, 양가 가족과의 관계, 서로를 배우자로 인식했던 정황 등 전체적인 생활관계를 살펴봅니다.
Q. 상대방 명의로 된 아파트도 사실혼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A. 명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사실혼 기간 중 부부의 공동 노력으로 형성·유지한 재산이라면 민법 제839조의2를 유추적용하여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전업주부로 생활했다면 재산분할 기여도를 인정받기 어렵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가사와 자녀 양육, 공동생활의 유지 역시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한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소득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에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Q. 사실혼 배우자가 사망하면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나요?
A. 사실혼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1003조의 법정상속인이 아닙니다. 사실혼 관계에서 인정되는 재산분할과 법률혼 배우자에게 인정되는 상속권은 서로 구별해야 합니다.
사실혼재산분할은 재산보다 먼저 관계의 실체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사실혼을 부정한다면 어느 재산을 얼마나 나눌 것인지에 앞서 두 사람이 혼인의사를 가지고 실질적인 부부공동생활을 해왔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결혼식 여부나 주민등록 주소와 같은 하나의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이 인정되면 대법원 2020므15841 판결의 법리에 따라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상대방의 책임 있는 행위로 관계가 파탄됐다면 위자료도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생활의 실체를 보여주는 자료와 재산형성에 대한 각자의 기여, 관계가 해소된 경위를 각각 구분하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